
요즘 ‘관계’와 ‘소통’에 관한 콘텐츠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자신의 이름을 건 강연 프로그램도, 어린 자녀의 문제 행동을 고치고 싶은 부모와 전문가가 출연하는 프로그램도, 심지어 이혼 위기에 놓인 부부의 생활을 고스란히 공개하는 프로그램도 TV에서 방영한 다음 날이면 늘 화제가 된다.
이 프로그램의 공통점이 있다. ‘가족’ 이야기라는 것이다. 물론 강연 프로그램에서는 오직 가족에 관한 이야기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족 간의 관계에 대한 고민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남 이야기에 관심이 없다고 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이런 프로그램을 보면서 다시금 생각한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정말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는 영역은 ‘타인과의 관계’라는 것을 말이다.
잠시 동물의 세계를 들여다보면, 생태계 중 포식자 그룹에 있는 동물일수록 자신의 영역을 정해 놓고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생태계의 최상위에 있는 사람은 절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존재이다. 오죽하면 인간(人間)이라는 단어에도 ‘사이(間)’라는 글자가 들어가는가!
우리는 자연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존재임에도 절대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생명체이기에 관계를 더욱 중요하게 여기는 것일 테다. 모든 것이 완벽하길 꿈꾸는 존재 역시 사람이기에, 관계에도 완벽을 기하고자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간과하는 것이 있다. 완벽하길 바라는 욕심을 살짝 내려놓는 순간, 우리의 관계는 한층 더 빛이 난다는 것이다. 내 기준에서 생각하는 ‘완벽’을 생각하기 전에, 나와 너는 다른 사람이라는 당연한 진리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타인은 ‘이해’해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인정’해야 하는 존재다. 완벽한 관계는 없지만, 완벽한 ‘인정’은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