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1일 오후 3시 26분, 경남 산청군 시천면 신전리에서 시작된 산불이 10일 만인 30일 오전 주불 진화에 성공했다. 불길은 강풍을 타고 지리산 국립공원을 넘어 하동까지 번졌고, 총 1858ha의 산림을 태웠다. 주택·공장·종교시설 등 84개소의 시설이 불에 탔으며, 주민 2158명이 긴급 대피했다. 인명 피해는 사망 4명, 중경상 10명으로 집계됐다.
산불 진화에는 하루 최대 헬기 55대, 진화 인력 2452명, 장비 249대가 투입됐다. 누적 기준으로는 헬기 335대, 인력 1만6209명, 장비 1951대가 동원됐다.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지리산 능선 0.4km의 화선까지 완전히 잡아내기까지는 산불진화대, 소방대, 군·경, 자원봉사자, 공무원 등 330만 도민의 힘이 모였다.
피해 복구와 생활 안정…범정부·지자체 긴급 지원 나서
경남도와 산청군은 산불 진화 직후 복구 체계로 전환했다. 산불 피해가 집중된 산청군 시천면·삼장면, 하동군 옥종면 주민 1만여 명에게는 1인당 30만 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된다. 해당 예산 30억 원은 전액 도비로 편성됐다.
산청군은 범정부 ‘산불 피해자 원스톱 지원센터’를 운영하며 구호물자, 임시 주거시설, 의료비, 장례비, 생활비 등 실질적인 지원에 돌입했다. 고등학생 자녀 학자금 면제, 전파·반파된 주택에 대한 복구비 지원도 함께 진행된다.
경남도는 농어촌진흥기금과 지역사랑상품권 등을 활용해 소상공인과 농민을 위한 100억 원 규모의 융자 지원과 469억 원 규모의 소비 진작책도 마련했다. 주택 피해자는 조립식 임시주택을 제공받고, 정부 주거비와 융자 이차보전을 통해 장기 주거 안정도 도모된다.
응급복구에는 재난안전 특별교부세 10억 원이 긴급 투입돼 주택 철거, 기반 정비, 임시주거시설 설치 등이 이미 진행 중이다. 심리 피해 회복을 위한 ‘마음안심버스’도 마을 단위로 투입돼 트라우마 상담을 이어간다.

국가 산불 대응체계 개선 요구…“이제는 구조를 바꿔야”
산불 대응을 총괄해온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30일 산불통합지휘본부에서 직접 브리핑을 열고, 중앙정부에 산불 대응체계의 구조적 개편을 공식 제안했다.
박 지사는 “환경부가 지리산국립공원을 전적으로 관리하면서 산림청의 체계적인 산림 관리가 제한을 받았다”며 “간벌, 임도 개설 등 예방 기반부터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앙지방협력회의를 통해 국가 차원의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장 대응 능력 강화를 위한 장비·제도 개선도 함께 제안했다. 박 지사는 민간 헬기 이착륙 허가 절차가 재난 상황에서도 까다로운 점을 지적하며, “특별재난지역 같은 긴급 상황에서는 민간 헬기도 즉시 투입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이번 산불에서도 큰 한계로 지적된 야간 진화 장비 부족 문제를 언급하며, “열화상 드론, 고출력 이동식 LED 조명타워, 휴대용 서치라이트 등 야간 전용 진화 장비의 국가 차원 확보가 시급하다”고 했다.
한편 이날 경남도청을 찾은 전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 유정복 인천시장과 대한적십자사 김철수 회장도 산불 피해 상황을 청취하고 “제도 개선과 지방정부 협력에 적극 나서겠다”고 뜻을 밝혔다.
4월 산불 경계령…도-군 합동 24시간 감시체계 가동
경남도와 산청군은 산불 재발을 막기 위해 주·야간 24시간 대응 체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현재 현장에는 헬기 40대, 진화차 79대, 인력 350여 명이 투입돼 실시간 모니터링과 대응 작업을 병행 중이다. 특히 열화상 드론을 활용해 산림 내 고온 지점을 반복 탐색하며, 잔불이 다시 살아나지 않도록 촘촘히 점검하고 있다.
더불어 청명(4월 4일), 한식(4월 5일)을 앞두고 산불 위험이 다시 높아질 것으로 보고, 경남도는 산림 인접지역에 특별방재기간을 운영한다. 이 기간 동안 공원묘지, 등산로, 입산통제구역 등에서는 순찰 인력과 감시 인력을 대폭 확대하고, 입산 금지 구역에 대한 단속과 현장 계도도 강화한다.
또한 논·밭두렁 태우기, 농산폐기물 소각, 산림 인접지에서의 불씨 방치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과태료 부과 등 강력 대응할 방침이다. 산림청·소방본부·경찰 등 유관 기관과의 공조 체계도 유지되며, 주민 대상 마을 방송, 문자 알림, 현수막 등으로 예방 홍보도 병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