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3대 누각’으로 꼽히는 촉석루·영남루·부벽루 중 남한에 있는 촉석루와 영남루가 모두 경남에 있다.
또한 평양 부벽루는 북한의 국보 제17호, 영남루는 지난해 12월 보물에서 국보로 승격됐지만, 진주 촉석루만 국가지정문화유산의 반열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여러 문헌에서 촉석루를 본 따 만들었다고 기록된 영남루는 국보로 승격되었는데 도 지정문화유산에 머무르고 있는 촉석루의 현실이 너무나 안타까워 나는 지난해 12월 경남도의회에서 ‘진주 촉석루 보물 승격 촉구 대정부 건의안’을 발의했다.
생각보다 많은 동료 의원들이 지지해주었고, 본회의에 통과되어 문화유산청 등에 건의안이 발송되었다.
이어 지난 2월 대정부건의안만 보내고 있을 수 없어 경남연구원 역사문화센터에 촉석루의 국가지정문화유산 재지정을 위한 정책현안과제를 의뢰하게 된다. 이때만 해도 이렇게 혁혁한 성과가 나오리라고는 짐작하지 못했다. 어쩌면 나 스스로도 촉석루의 역사적인 의미는 대단하지만, 재건된 건축물로서 촉석루의 가치에 대해 그리 기대하지 않았던 듯하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여지없이 깨졌다. 촉석루는 ‘진실’이 드러날 때까지 잠자코 진주를 내려다보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진실은 누구나 의지만 확고하게 세웠다면 언제든지 드러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지난 6월, 도 문화유산과 직원과 경남연구원 역사문화센터 연구위원 등과 함께 국가기록원에 가서 입수한 자료는 1960년 촉석루의 재건이 비단 진주만이 아닌 전 국가적인 차원에서, 또한 이승만 대통령의 관심 아래 당대 최고의 문화유산 복원 전문가가 주관한 ‘진정성 있는 복원’임을 천명하고 있었다.
우선은 촉석루의 완벽한 원형 복구 사실을 입증할 결정적인 자료들이 발견됐다. 1937년 조선총독부가 보관하던 촉석루의 실측도면과 1957년 진주시가 문교부장관에게 공사를 허가 받으면서 올린 재건도면은 구조와 규모 등이 모두 일치하고 있었다. 이는 촉석루가 원형대로 복원되었다는 사실을 설계도로 입증했다는 의미이다.
이어, 촉석루의 건축적 가치를 훼손했다고 여겨진 누하주(樓下柱·평평한 누 밑 부분의 기둥)의 돌기둥이 국가와 전문기관의 판단에 따랐다는 점을 공문으로 밝혀냈다. 당시 문교부가 고르고 고른 돌(馬山의 화강석)의 사용을 승인하면서 당시 ‘살아있는 문화재’로 일컬어지던 권위자 임천(林泉)으로 하여금 철저한 관리감독을 맡긴 공문을 입수한 것이다. 이는 모두 2014년 촉석루의 국보 신청 시 문화재위원들이 ‘부결’한 결정적인 원인이다.
이러니 진주 촉석루의 국가지정문화유산 지정 전망은 밝지 않다고 말할 수 없다. 모쪼록 앞으로 진행될 행보에 진주시민, 경남도민의 관심이 모아지기를 바란다. 또한 이번 일로 경남의 소중한 문화유산의 가치를 기록으로 새롭게 발견하여 경남의 격을 높이고 도민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보물로 지정된 촉석루 앞에서 열릴 남강유등축제는 또 얼마나 신명나고 새로울지 상상만 해도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