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효상 건축가 “진주대첩공원 지원시설, 풍경으로서 건축 계획”
승효상 건축가 “진주대첩공원 지원시설, 풍경으로서 건축 계획”
20일 경상국립대서, 공공적 가치의 중요성과 건축철학 등 강연
  • 최하늘 기자
  • 승인 2024.09.20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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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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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년간 베일에 가려져 있다 모습을 드러낸 진주대첩공원. 하지만 기존 진주성 내성과 50m 떨어진 광장에 들어선 회백색의 콘크리트 계단식 공원지원시설 ‘진주성 호국마루’가 광장 조성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일부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대상이 되고 있다.

이에 진주시 진주대첩 역사공원 내부지원시설 ‘진주성 호국마루’를 설계한 승효상 건축가는 "땅속의 역사적 사실들을 드러내서 노출했기 때문에 일어서는 땅이라는 개념을 뒀다"라며 진주대첩역사공원 설계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승 건축가는 20일 경상국립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건축과 기억’을 주제로 특강을 열고 이같이 밝히며, “가장 먼저 땅의 변화를 읽어나가기 시작했다”며 “시대별로 추출된 길의 패턴을 적층하고, 재료를 달리해 역사속의 한 장면을 걷고 있는 의미를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땅속의 역사적 사실들을 드러내서 노출했기 때문에 일어서는 땅이라는 개념을 뒀다"며 "우리의 의병이나 이런 사람들이 일어났던 역사를 기억하게끔 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원 기능의 연속성 유지를 위해 공원지원시설인 진주성 호국마루를 계획했다”며 “공원에 머무르는 사람들의 삶은 역사적 흔적을 따라 공원의 문화적 풍경이 되므로 ‘풍경으로서 건축’을 계획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건축의 공공의 가치의 중요성에 대해 “건축은 언젠가 화재와 같은 재해를 통해 인공적이든 자연적이든 무너지는 결과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 그 안에 깃든 기억만이 보존해야 할 가치”라고 강조했다.

승 건축가는 1989년 '이로재 건축사사무소'를 설립하고, 새로운 건축 교육을 모색하기 위한 '서울건축학교' 창립에 참여했다. 20세기를 주도한 서구 문명에 대한 비판적 의식을 '빈자의 미학'이라는 주제로 승화시켜 건축 미학을 완성한 그는 2008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 2011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 2014년 서울시 초대 총괄 건축가, 2018년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한편 진주대첩광장은 10여 년간의 대규모 보상 및 철거 작업과 3여 년간의 문화유산 발굴 등으로 지난 2007년 기본계획 수립 후 15년 만인 지난 2022년 2월 착공했다. 총사업비 940억 원이 투입돼 연면적 7081㎡에 149면의 주차장을 갖춘 지하층과 공원·역사 시설이 들어설 지상층으로 구성되며, 오는 9월 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