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의회, 해외연수 주관여행사 80% 독식...도 넘은 '특혜‘
진주시의회, 해외연수 주관여행사 80% 독식...도 넘은 '특혜‘
연수비용 3억 원 중 2억 2910여만 원 특정 여행사로 지급
여행업계 “의원들과의 학연·지연·혈연 통해 특혜성 계약 발생” 지적
  • 최하늘 기자
  • 승인 2024.10.30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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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의회가 지난 5년간 해외연수 출장 여비로 집행한 예산만 총 3여억 원에 이른다. 문제는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2억 2910여만 원이 한 특정 여행사에 지급됐다. © 진주신문
진주시의회가 지난 5년간 해외연수 출장 여비로 집행한 예산만 총 3여억 원에 이른다. 문제는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2억 2910여만 원이 한 특정 여행사에 지급됐다. © 진주신문

진주시의회가 수년간 정책 벤치마킹 등을 명분으로 해외연수를 추진하면서 한 특정 여행사에 수억 원대의 일감을 몰아준 사실이 드러났다.

게다가 진주시의회는 해외연수 여행사 선정 과정에서 ‘최근 5년간 국외연수 실적’이 있는 여행사만 공모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는 한 특정 여행사만이 공모할 수밖에 없는 조건으로 ‘사전 내정설’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24일 진주시의회에 따르면, 의원들은 지난 2018년부터 올해 4월 말까지 1인 당 집행액이 200~300만 원을 넘는 공무상 국외출장은 총 4회로 집계됐다.

지난 2018년 10월에는 일본(의원 21명, 직원 9명), 2019년도 11월에는 중국(의원 21명, 직원 10명), 2022년도 12월에는 이탈리아(의원 19명, 직원 10명)를 순회했다. 올해는 10월 27일부터 내달 11월 2일까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의원 13명, 직원 10명)를 방문한다.

이들이 지난 5년간 해외연수 출장 여비로 집행한 예산만 총 3여억 원에 이른다. 문제는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2억 2910여만 원이 한 특정 여행사에 지급된 것.

취재 결과, 해당 여행사는 시의회 해외연수를 전문으로 담당하는 여행사로 진주시의회가 지난 2016년부터 수 차례 계약을 해 온 사실이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현직 시의원은 “진주시의회가 해외연수 여행사 선정을 위한 모집 공고를 진행하고 있지만 수의계약이나 다름없다”라며 “다른 여행사들도 공모할 수 있도록 모집 규정 등을 재검토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진주시의회 해외연수 특정 여행사 업체 몰아주기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진주의 한 시민단체는 지난 2022년도에 시의회가 추진한 이탈리아 해외연수와 관련, 주관여행사 대표와 진주시의회 제9대 상반기 의장이었던 양해영 의원과의 특수관계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의혹을 제기한 진주시민공익감시단(대표 김용국)은 기자회견을 통해 “공무 국외연수 주관업체는 양 의장과 친분이 있는 여행사가 될 예정이라는 제보를 받고 법인 등기부 등본을 확인했다”라며 “그 결과 해당 여행사는 지난 2021년 3월 2일부터 2022년 8월 2일까지 의장 소유의 건물에 임차해 있던 업체인 것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7월 양 의장이 임기 시작한 지 약 한 달째인 8월 2일에 이 여행사는 업체명을 변경하고, 양 의장 건물(집)에 있던 사무실 주소도 다른 곳으로 변경했다"라며 "이후 10월 21일부터 26일까지 시의회 공무 국외연수 주관여행사 모집 공고에 특정 업체 단 한 곳만 응모해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다른 여행업체 관계자는 “학연, 지연, 혈연으로 의원들의 이권 개입을 통해 특혜성 계약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여행업체들 사이에서는 해당 업체가 의회 특정인과의 친분으로 손쉽게 주관여행사에 선정됐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2년간 ‘갑질 급 의전 매뉴얼’ 논란과 의정비 인상 추진 등으로 갖가지 구설수에 올랐던 진주시의회가 여행사 특혜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도덕성 결함은 물론 공직자 윤리마저 실종됐다는 비난 여론이 더 악화하고 있는 국면이다.

반면, 진주시의회 관계자는 “업체 심사와 선정 과정은 사전 계획에 따른 공정한 절차와 체계를 거쳐 이뤄졌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특혜는 있을 수 없다”라고 일축했다.

진주시의회 백승흥 의장도 “올해 국외 출장 여행사 업체 공모는 재공고 등을 통해 투명하게 진행했다"면서도 “향후 진주시의회 국외 출장 등 여행사 선정을 위해 관내 4~5곳의 여행업체들과 사전 간담회를 진행해 의견을 충분히 듣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