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상평일반산업단지 내 입주기업과 인근주민들 주차난 해소를 위해 조성된 공영 주차장이 대형차량 전용 주차장으로 전락하고 있다.
지난 11일 찾은 상평산단 유휴지 공영 주차장에는 승용차 대신 건설기계, 화물차 등이 줄지어 들어서 있었다. 230면 규모의 주차장에 승용차는 고작 9대 뿐이었고, 나머지 공간은 대형 차량이 점령 중이다.
주차장 입구에는 ‘대형차량(대형버스, 화물차, 건설기계) 주차금지, 위반 시 밤샘 주차 단속된다’라는 안내 현수막이 붙어 있지만 대형 차량들은 이를 무시한 채 밤샘 주차를 일삼고 있다.
주차장에는 화물차와 대형트럭들이 주차구역 3-4칸을 점령하면서 승용차들이 주차할 수 있는 주차구역은 부족한 실정이다.
이날도 승용차 한 대가 주차 할 곳을 찾지 못해 결국 차를 돌려 나가기도 했다. 운전자 하 모씨는 “차 댈 데가 마땅치 않다. 이곳은 화물차 전용 주차장이다. 주차장 입구에는 대형차 금지 안내 현수막도 붙여놨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사유지처럼 사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인근 주민들은 상평산단 유휴지 공영주차장이 대형 차량 주차장으로 전락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며 입을 모았다.
특히 진주시가 화물차 주차난 해소를 위해 수십억 원을 들여 조성한 화물차공영주차장이 주택가 불법 주·박차를 줄이기는 커녕 주차난 해소에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주민 박 모씨는 “진주시에도 화물차고지가 있지만 상평동에 거주하거나 하대동 인근에 거주하는 대형차 운전자들이 차고지가 멀다는 이유로 불법 행위를 일삼고 있는 것 같다”며 “특히 금요일 밤부터 주말에는 대형차량의 불법 주차가 더 심각하다. 진주시가 이러한 대형차 불법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성한 화물자동차 공영차고지도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했다.
주민 김 모씨는 “대형 차량 운전자들은 이곳 뿐 만 아니라 인근 도로에도 불법주차를 일삼고 있다. 이들은 단속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며 “이러한 실정에도 단속 권한이 있는 진주시는 말 뿐인 지도단속으로 여전히 뒷짐만 지고 있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진주시 관계자는 “오후 12시부터 오전 6시까지 야간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불법주차 행위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라며 “이후 현장 적발 차량에 대해 과징금 등을 물리는 등 강력 단속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규칙에는 ‘화물차 차고지 등록제’에 따라 운송사업자는 사업용 화물차 등록 시 지정한 장소나 공영차고지 또는 화물터미널에 주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밤 12시부터 새벽 4시까지 전용 차고지가 아닌 장소에서 1시간 이상 불법 주차한 사업용 차량은 과징금 10~20만 원이 부과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