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에서 ‘붕괴사고’라고 하면 흔히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나 2021년 광주 학동 재개발 붕괴 사고와 같이 대규모 인명 피해를 동반한 사건들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이러한 사고가 우리가 사는 지역에서 발생하지 않는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 매년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붕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특히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해빙기에는 그 위험성이 더욱 커진다. 지금이야말로 해빙기 붕괴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다.
해빙기는 기온 변화로 인해 겨울철 얼음과 눈이 녹아내리면서 구조물이나 지반의 안정성이 크게 저하되는 시기다. 지반이 약해지고 균열이 발생하면 이를 방치할 경우 심각한 붕괴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최근 3년간 발생한 해빙기 사고를 살펴보면, 지반 약화로 인한 붕괴·도괴 사고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대표적인 해빙기 붕괴사고로는 2018년 서울 강서구 아파트 붕괴 사고, 2020년 대전 동구 도로 붕괴 사고, 2021년 부산 해운대구 건물 붕괴 사고, 2022년 인천 송도 신축 건물 붕괴 사고 등이 있다. 이처럼 전국 곳곳에서 매년 크고 작은 붕괴사고가 발생하고 있으며, 그 피해는 단순한 재산 손실을 넘어 인명 피해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해빙기 동안 노후된 구조물의 하중 변화, 지반 약화, 그리고 관리 소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결국 붕괴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다.
특히 대도시의 노후 건축물 밀집 지역, 산간 지역, 해안가 및 농촌 지역은 더욱 취약하다. 대도시에서는 노후 건축물의 관리 소홀로 붕괴 위험이 증가하며, 강설량이 많은 산간 지역에서는 지반 약화로 인해 도로와 교량 붕괴 사고가 빈발할 수 있다. 또한 해안가에서는 해빙기 동안 강한 바람과 기온 변화로 인해 구조물이 불안정해지고, 농촌 지역에서는 저수지나 농업 시설이 붕괴 위험에 노출된다.
많은 사람들이 해빙기 붕괴사고를 단순한 자연재해로 생각하며 “내가 생활하는 공간이 아니면 괜찮겠지”하며 안일하게 여긴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명확히 얘기하자면 대부분의 붕괴사고는 인재(人災)라고 봐야 한다. 앞서 언급한 사고들도 철저한 점검과 관리가 있었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사고들이다. 이러한 붕괴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심과 예방 노력이 필수적이다.
해빙기 붕괴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정기적인 구조물 점검이다. 해빙기 이전에 건물과 구조물의 균열 여부, 부식 상태, 하중 분산 상태 등을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 특히 노후 건축물은 더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며, 기상 정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하수 및 배수 시스템도 점검해야 한다.
그렇다면 해빙기 붕괴사고 예방을 위해 우리 소방조직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먼저, 건물 관리자와 관련 종사자들에게 해빙기 위험요소를 전파하고 안전 교육을 실시한다. 또한 사고 발생 시 신속한 대처 방법을 숙지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더불어 위험 지역에 대한 경고 시스템을 마련하고, 각 시·군과 협력하여 예방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최근 필자는 중앙소방학교에서 도시탐색구조교육을 받았다. 교육을 통해 붕괴 위험이 있거나 붕괴된 건축물에 지지대를 세우고, 건축물 천공 및 파괴를 통해 내부에 갇힌 구조 대상자를 구출하는 기법을 배울 수 있었다. 붕괴사고가 발생하면 대규모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불가피하다. 우리 소방의 역할은 사고 발생 후 신속한 구조 활동을 펼치는 것이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사고 자체를 예방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지금, 철저한 사전 점검과 안전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붕괴사고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우리 모두가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대비해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안전하고 따뜻한 봄을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