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산청군 시천면 신천리 일원에서 시작된 대형 산불이 엿새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진화율은 오히려 뒷걸음질치며 진화 작업에 혼선을 빚고 있다. 산림청과 경상남도에 따르면 26일 오전 9시 기준 진화율은 80%로, 전날(25일) 발표된 90%보다 낮아진 상태다. 여전히 일부 구간에서 불씨가 살아 있어 진화 작업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산불은 지난 21일 오후 3시 25분께 발생해 강풍을 타고 하동군 옥종면까지 번졌다. 산림청과 경남도에 따르면 지금까지 피해 면적은 1500헥타르 이상이며, 산불 화선 약 55km 가운데 49.5km에서 불길이 잡혔다. 잔여 화선 5.5km 구간은 여전히 불씨가 살아있는 상태다.
진화에는 산림청, 소방청, 군, 경찰 등 관계기관에서 헬기 30대, 장비 216대, 인력 1720명이 투입됐다. 경남도는 이날 일출과 동시에 산불진화헬기 30대를 투입하고, 지상에서는 공중진화대·특수진화대, 소방대, 군인 등을 총동원해 하동 지역 진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진화 작업은 건조한 기후와 순간풍속 시속 10~16m에 이르는 강풍 등 불리한 기상 여건 속에 난항을 겪고 있다. 경남도는 이날 안에 진화를 마무리한다는 목표 아래, 잔불 정리와 재발화 방지 순찰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동까지 번진 불길…문화재 피해와 대피 상황 심각
경남 산청군에서 시작된 대형 산불이 하동군 옥종면까지 확산되며 피해가 커지고 있다.
진화율은 26일 오전 9시 기준 80%에 도달했지만, 하동 지역은 여전히 일부 지역에서 잔불 진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산불은 지난 22일 오후 강풍을 타고 하동군 옥종면 두양·두방·종화마을 등 3개 마을로 번졌다. 이로 인해 하동군 내 피해 면적은 약 76헥타르로 추정되며, 주민 809명이 긴급 대피했다. 현재까지 하동지역 내 진화율은 40%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번 산불로 인해 경상남도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된 무방재 관리동, 화장실, 소화펌프창고 등이 전소됐다. 고려시대 명장 강민첨 장군의 영정을 모신 두방재 본채는 관계 기관의 신속한 대응으로 화마를 면했지만, 장군이 직접 심은 것으로 전해지는 은행나무는 일부 가지가 소실돼 아쉬움을 남겼다.
옥종면에 설치된 재난현장통합지원본부는 긴급 진화 및 주민 보호 활동을 계속하고 있으며, 하동군은 공무원과 진화대 등 700여 명을 현장에 투입해 진화 작업에 나서고 있다. 산림청과 관계기관은 하동권역을 포함해 헬기 32대, 차량 215대, 인력 2122명을 투입해 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진화 인력 지원을 위해 대한적십자사 옥종면협의회, 옥종농협 농가주부모임 등 지역 봉사단체도 현장에 나와 급식을 제공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하동교육지원청은 인근 학교들의 피해 여부를 점검한 결과, 현재까지 학교 시설 피해는 없어 정상 등교가 유지되고 있다. 경남도는 주민들의 일상 회복과 심리 지원을 위해 구호 체계를 지속적으로 운영 중이다.

산불에 2000여 명 대피…일상 잃은 주민들
경남 산청과 하동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인해 2000여 명에 달하는 주민이 긴급 대피했다. 산불 발생 엿새째인 26일 현재 일부 지역의 불길이 잡히면서 일부 주민은 귀가했지만, 여전히 많은 주민이 대피소에 머물며 일상 회복을 기다리고 있다.
경상남도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산청군 353세대 498명 ▲하동군 584세대 1,070명 ▲진주시 88세대 164명 등 총 1732명의 주민이 대피한 상태다. 이들은 단성중학교, 옥종초등학교, 진서고등학교 등 총 20곳의 대피소에 분산돼 머물고 있으며, 일부 주민은 진화 진전에 따라 순차적으로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확한 귀가 인원은 아직 공식 집계되지 않았다.

산청, 하동 특별재난지역 지정…정부 차원의 전방위 지원 확대
정부는 지난 22일 산불 피해가 심각한 경남 산청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한 데 이어, 추가로 하동군도 특별재난지역으로 포함했다. 이번 조치는 울산 울주군과 경북 의성군 등과 함께 대형 산불로 피해가 발생한 지역에 대한 신속한 지원과 복구를 위한 것이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산청군과 하동군 주민들은 생계안정 지원금, 주거비, 공공요금 감면, 지방세 납부 유예 등 다양한 지원을 받게 되며, 피해를 입은 농가 및 중소기업에는 복구 자금이 지원된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부담을 줄이기 위한 국비 지원도 확대된다. 정부는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산불 피해 조사와 복구계획 수립에 착수했으며, 조속한 일상 회복을 위해 범정부 차원의 지원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정부의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피해 복구에 속도를 내고, 주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예초기 발화 가능성 수사 중…원인 규명 착수
산불의 원인으로는 예초기 작업 중 발생한 불씨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최초 발화 지점으로 지목된 시천면 목장 인근에서 풀베기 작업을 하던 주민의 진술을 확보했으며, 예초기 장비와 CCTV 영상, 현장 잔해 등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산림청과 경찰은 진화 작업이 종료되는 대로 국과수와 함께 발화 지점 및 원인에 대한 정밀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